서사적 존재와 사회적 존재의 차이 - 인간은 왜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가?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족, 학교, 사회, 국가라는 공동체 안에서 정체성을 형성하며 성장해 나갑니다. 이런 인간의 특성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서사적 존재사회적 존재입니다. 두 개념은 모두 인간이 공동체와 관계 맺는 방식을 설명하지만, 그 초점과 의미는 분명하게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서사적 존재란 무엇인가?

서사적 존재는 인간이 삶을 이야기로 구성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라는 개념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사건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나갑니다. 예를 들어, "내가 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가", "가족과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같은 질문에 답하면서 개인의 삶을 하나의 서사로 만들어 갑니다.

서사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기억, 감정, 상상력, 해석 능력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며,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특히 문화나 민족 정체성 또한 이와 같은 서사를 통해 유지되고 전달됩니다. 예술, 문학, 영화, 드라마 등도 인간이 서사적 존재임을 잘 보여주는 매개체입니다. 이처럼 인간은 삶을 해석하고 전달할 수 있는 언어적, 상징적 능력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이는 곧 삶의 방향과 정체성을 설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실패의 경험을 통해 ‘좌절의 이야기’가 아닌 ‘극복의 이야기’를 구성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서사적 존재는 인간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지속적인 자기 변화를 가능케 하는 기초적 능력입니다.


사회적 존재란 무엇인가?

반면, 사회적 존재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존재임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우리는 언어를 배우고, 규범을 내면화하며, 사회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즉, 나라는 존재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의되고, 발전하며 변화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라는 정체성은 학교라는 구조 안에서 선생님, 친구, 학습이라는 요소와의 관계 맺음을 통해 형성됩니다. 가족 안에서의 역할, 직장에서의 역할 등도 모두 사회 속에서 부여되는 위치와 기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는 인간이 물리적 생존뿐 아니라 사회적 생존을 위해서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규범을 따르고,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력하며,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을 갖습니다. 이 같은 특성은 정치, 경제, 교육, 종교 등 사회 제도의 유지와 발전에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속한 집단과의 연대감, 소속감,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두 개념의 공통점과 차이점

이처럼 서사적 존재와 사회적 존재는 모두 인간이 공동체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서사적 존재는 인간이 경험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해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춥니다.

  • 사회적 존재는 인간이 관계와 구조 속에서 역할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을 강조합니다.

즉, 전자는 '내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하는가'에 관한 문제이고, 후자는 '나는 누구이며, 사회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분은 특히 심리학, 교육학, 사회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기초적 개념으로 활용됩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서사적 존재로서의 자아성찰 교육이 강조되며, 사회복지나 정책 설계에서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이해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상호보완적 존재성

중요한 점은 이 두 개념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그 역할과 경험을 서사화하여 자기 정체성을 강화합니다. 한 인간이 자기 이야기를 말할 때, 그 이야기는 언제나 사회적 배경과 맥락 속에서 해석됩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적 역할 수행은 개인의 서사를 통해 동기 부여되고 유지됩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승진한 경험은 단순한 사회적 지위 상승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내면적 서사 안에서 "나는 노력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라는 의미를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내적 서사는 다시금 그 사람의 사회적 행동을 지지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동시에,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서사적 존재입니다. 이 두 가지 측면이 균형을 이룰 때, 인간은 더 풍부하고 입체적인 존재로서 공동체 안에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인간다움을 이해하는 두 가지 렌즈

서사적 존재와 사회적 존재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사회 속에 편입된 기계적인 존재가 아니며, 그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의미를 구성해나가는 창조적 존재이기도 합니다. 공동체는 그런 인간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이며, 인간은 공동체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갑니다.

결국, 인간은 '관계 속의 이야기꾼'입니다. 이 두 개념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더 깊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 개념들은 교육, 심리치료, 조직 개발,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실천적 통찰을 제공하는 중요한 틀이 됩니다.

삶을 이해하는 두 개의 렌즈, 서사적 존재와 사회적 존재, 이 둘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공동체와 개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